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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아,자기실현, 자기심리학,자기애성 성격,자기중심성

by 오늘도웃자쏭 2025. 5. 29.

자기 : 입장에 따라 너무나 다양하게 사용되는 자기

심리학에서 자기는 매우 흔한 표현이다. 보통 문장부호 하이픈과 함께 자신과 관련된 다양한 개념으로 등장한다. 예를 들자면 자아존중감, 자기효능감, 자기실현, 자기 충족적 예언등이다. 과학적 심리학에서는 자기를 '스스로'라는 의미로 사용하면서, 자신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자기 개념과 동일하게 사용한다. 하지만 심층심리학에서 자기는 주로 무의식과 연관되어 있다.

심층심리학에서 자기라는 표현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론은 대상관계 이론과 자기심리학이다. 대상관계에서는 '자기'와 '대상'의 관계를 언급하고, 자기심리학도 '자기'를 이론의 중심에 놓는다.

그렇다면 이들의 '자기'는 독창적인 것일까, 아니면 프로이트에게 나온 것일까? 프로이트는 자기라는 표현보다 자아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했다. 프로이트에게 자아는 초자아와 원초아와 함께 성격의 구성물인 동시에 개인적 경험을 의미하는 표현이었다.

하지만 프로이트의 이론이 영어로 번역되면서, 자아는 개인의 경험과는 무관한 성격의 구조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후기 정신분석가들은 관계적인 측면을 설명함에 있어서 '자아' 개념이 부적절하다고 느낀 나머지 '자기' 개념을 선호하게 되었다. 이들에게 자기란 무의식에서 타인과 관계를 맺게 하는 개인의 모든 경험을 의미한다.

이와 달리 융은 분석심리학에서 판단 주체로 활동하는 의식의 구조물인 '자아'와 마음의 원동력이 되는 집단 무의식의 구조물인 '자기'를 명확히 구별했다. 융은 자기가 자아에게 끊임없이 자기실현을 요구한다고 주장했으며, 자아가 자기의 요청을 깨닫지 못할 때  온갖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융에게 정신장애란 자아에게 자기실현을 요청하는 자기의 신호인 셈이다.

 

자기실현이라는 표현은 융 이외에도 인간주의 학자인 로저스나 매슬로가 사용했지만, 이들에게 자기실현이란 인간이 타고난 자신의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는 것이며, 자기실현을 위해서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노력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자기실현 자체가 그렇게 고차원적이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과 결정을 신뢰한다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반면에 융에게 자기실현이란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위치한 자기의 요청으로, 평생을 노력해도 이루기 힘든 과제다. 심지어 융은 자기를 표현할 때 '내 안의 신'이라고 하면서 신비함과 무한한 가능성을 강조했다. 두 자기실현 사이에는 분명 공통점이 존재하지만 자기라는 개념을 다르게 잡고 있기 때문에 자기실현에 대한 해석이나 방법까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심리학 : 부모의 공감 실패가 자기애성 성격을 만든다

대상관계 이론과 함께 후기 정신분석의 대표 이론으로 꼽히는 자기심리학의 창시자는 코헛이다. 그는 자기애성 성격을 가진 이들에게 정신분석을 실시하면서, 자기애성 성격에 대한 프로이트의 설명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프로이트는 자기애성 성격이란 심리적 에너지 리비도(심리성적 발달)가 자신을 향해 있는 상태로, 스스로를 사랑하기 때문에 굳이 타인의 관심이나 사랑이 필요하지 않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프로이트의 설명이 자기애성 성격을 가진 이들이 대인관계에서 보이는 우울증과 불만족감, 그리고 손상되기 쉬운 민감한 자존심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코헛은 자기애성 성격이란 어린 시절 부모의 공감 실패로 인해 생긴 마음의 공허감을 해소하기 위해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는 아이의 무엇에 공감해줘야 했을까? 코헛은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두 전이를 통해, 공감이 필요한 마음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나는 거울 전이이고, 다른 하나는 이상화 전이다. 전이란 어린 시절 부모와의 경험을 상담 장면에서 치료자와 반복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 인지가 발달한 아이들은 자신이 아니라 부모가 대단한 존재라고 느낀다. 자신은 못하는 일을 부모는 할 수 있으며, 자신이 모르는 것을 부모가 알기 때문에 자신의 부모가 세상에서 최고라고 느낀다. 자신의 부모가 대단하다면 자신도 대단한 존재가 되기 때문에 부모의 이상화는 한편으로 자신을 높이는 일이다. 이때 부모는 자신의 능력이나 수준과 무관하게, 자신을 이상화시키려는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줄 필요가 있다. 

 

자기중심성 : 자기중심성이란 자신의 생각, 감정, 지각, 관점이  자신의 것과 동일하다거나 자신의 입장에서 추론하고 판단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경향성이다. 피아제의 인지 발달 이론에서 자기중심성은 주로 물리적 관점, 즉 조망에 대한 것이었다. 

우선 형식적 조작기라고 할 수 있는 청소년들은 자신의 사고에 절대성을 부여해 타인의 이야기를 무시한 채 극단적인 모험을 강행한다. 또한 자신이 주인공이고 다른 사람들을 관객으로 생각하는 상상적 관중도 자기중심성의 한 예다. 청소년들이 지나치게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쓰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자신을 주인공으로 보는 청소년들의 자기 개념은 개인적 우화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자신은 다른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자신의 경험과 감정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생활에서 자기중심성을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다툼과 싸움이다. 부모와 자식, 부부, 친구 등 가까운 사이에서 발생하는 싸움이든지, 도로 위에서 차를 세워놓고 벌이는 운전자들끼리의 다툼이든지 모든 싸움과 다툼에는 자기중심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내가 맞고 너는 틀렸다는 각자의 주장은 이 세상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유아기적 사고와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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