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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 벡의 인지치료

by 오늘도웃자쏭 2025. 5. 30.

아론 벡

아론 벡(1921~ )은 우울 장애 치료에서 널리 사용되는 이론들의 개척자로서 흔히 인지치료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우울과 불안의 자가진단 도구인 벡 우울척도, 벡 무망감척도 벡 자살척도, 벡 불안척도 그리고 벡 아동 및 청소년 도구를 제작했다. 

브라운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예일대학교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전쟁 동안 군의관으로 일한 바 있으며 현재 펜실베니아대학교의 정신병리학 명예교수이다. 주요 저서로는 『우울증의 진단과 관리 』, 『인지치료와 기분장애들』등이 있다.

 

인지치료는 1960년대 초에 아론 벡이 제안한 심리 치료 기법으로서, 심리적 문제의 원인이 비합리적이고 왜곡된 생각(인지)이라는 가정 하에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주는 것을 목표로 삼는 치료법이다.

이러한 인지치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본 가정을 하고 있다. 첫째, 사람들의 행동이나 감정은 어떤 사건이나 상황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자신의 해석(지각, 생각, 인지)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는 어떤 객관적인 사건에 수동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그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며 그에 따라 반응한다는 것이 인지치료의 기본 가정이다. 

둘째, 인지는 탐지가능하며 변화시킬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인지를 탐지하고 인식하는 것이 항시 쉬운 일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는 사건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탐지해낼 수 있다고 가정한다. 셋째, 정서적 및 행동적 장애는 왜곡된 인지(비합리적 신념, 잘못된 생각)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심리치료는 환자의 왜곡된 인지를 찾아내 보다 합리적인 인지로 변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벡의 이론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자동적 사고이다. 그가 자동적 사고를 알게 된 계기는 다음과 같은 경험을 통해서이다. 1959년의 어느 날, 그는 한 우울한 젊은 남자를 치료하고 있었다. 자유연상을 하는 동안, 환자는 화를 내면서 벡을 비난하기 사작했다. 그래서 벡은 환자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환자는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는데, 그 이유는 벡에게 소리치며 화를 내는 동시에 "내가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되는데. 그를 비난하는 것은 잘못이야. 나는 나쁜사람이야. 그는 나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와 같은 자기비판적인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벡은 그 환자가 언어로 표현한 생각에 이은 이러한 두번째 흐름의 사고가 분노표출과 죄책감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고 믿었다. 이후에 벡은 이러한 형태의 내면적 독백을 다른 환자들도 하는지 조사했으며 나중에 그러한 생각의 흐름을 자동적 사고라고 명명하였다.

 

많은 자동적 사고에 바탕이 되는 자신에 대한 중심적 생각을 핵심 신념이라고 한다. 이러한 핵심신념은 무조건적이고 오랫동안 지속되어오면서 사람들의 삶의 많은 부분을 지배해온 신념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아이야" 혹은 "나는 결국 누구에게나 버림받게 될 거야" 등과 같은 생각들이 이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기 나름대로 자기와 세상을 이해하는 틀을 발달시키게 되는데 이를 인지도식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누구나 세상은 어떤 곳인지,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 인생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지식들을 차곡차곡 쌓여나간다. 이처럼 세상에 대한 지식들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살아가는 동안 쌓이면서 하나의 체계화된 덩어리를 이루게 될 때 비로소 인지도식이 형성된다.

인지치료에서 도식은 핵심 신념을 수반하는 '정신 내의 인지구조'로 정의된다. 벡은 도식을 정보처리와 행동을 지배하는 구체적 규칙으로 보았다. 도식은 '인지의 세 구성 요소'인 자신, 세계, 미래를 보는 개인 특유의 습관적인 방식을 말한다. 벡은 도식을 다루는 것이 인지치료 과정에서의 핵심이라고 보았다.

역기능적 인지도식은 개인의 인지도식의 내용이 부정적인 경우로서 내담자의 기본적인 생각의 틀과 그 내용이 현실 적응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사람은 멋있게 생기고 똑똑하고 돈이 많지 않으면 행복하기 어렵다' 혹은 '다른 사람의 사랑 없이는 나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또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나약함의 표시이다'와 같은 표현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알반적으로 부적응적인 사고는 정확하고 논리적이며 현실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에 집착하면 부정적 기분, 행동 기능상의 장애, 상황에 대한 생산적 사고의 저해, 비합리적인 신념의 강화 등이 초래될 수 있다. 즉, 이러한 생각은 부적응적, 비생산적, 역기능적인 생각이며 따라서 실제로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인지치료의 첫 단 계는 환자가 문제 상황에서 순간순간 스쳐 지나가는 자동적 사고에 주의를 기울이고, 이를 포착하여 식별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그리고 환자가 인지치료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도록 교육한다. 환자의 생각이 치료자가 보기에는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인 것으로 보일지라도, 환자 본인에게는 합리적인고 현실적인 사고일 수 있다. 따라서 치료자가 할 일은 환자가 지닌 사고의 비합리성을 지적하고 긍정적인 대안적 사고의 타당성을 '강의'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스스로의 경험과 이성에 의거해서 사고의 타당성과 유용성을 평가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흔히 협력적 경험주의로 불리는 이러한 치료자-환자 관계는 인지치료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