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복잡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 마법 따위는 없다. 직장에서는 업무, 상사와의 갈등, 동료들끼리의 험담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고, 가정으로 돌아와도 부모나 자녀와의 사소한 갈등, 쌓여 있는 집안일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애인을 만나도, 친구를 만나도 별 소용이 없다. 스트레스를 풀기는 커녕 더 받지 않는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스트레스의 본질
본래 물리적인 마찰이나 억양의 강조와 강세라는 의미인 스트레스를 인간에게 적용한 사람은 캐나다의 내분비학자인 셀리에다. 그는 사람들이 심리적 압박을 받을 때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했고, 세 단계로 설명했다. 이를 일반 적응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첫 번째 단계는 경고 반응기다. 스트레스 사건이 발생하면 우리 몸은 반응하기 시작한다.
아드레날린을 비롯해 온갖 호르몬들이 분비되면서 자율 신경계의 교감 신경계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 신체 반응을 싸우기-도망가기 반응이라고 한다. 스트레스 사건이 지속되면 두 번째 단계인 저항기에 들어선다. 뇌의 명령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을 통해 우리의 몸은 스트레스 사건에 대해 저항한다. 스트레스 사건이 종료되면 세 번째 단계인 소진기로 접어든다. 부교감 신경계가 작동하면서 우리의 몸은 이완과 휴식, 회복의 과정을 거친다.
우리의 몸에서 일어나는 스트레스 반응은 선사시대에 곰이나 사자처럼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상이 나타났을 때 싸우거나 도망가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심장이 빨리 혈액을 순환시키고, 근육에 힘이 들어가게 하며, 소화와 배설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한다.
그런데 문제는 더이상 곰이나 사자가 우리를 괴롭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몸은 여전히 그와 동일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동물원에서 탈출해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곰이나 사자가 아니라 직장 상사와 부하, 경쟁해야 하는 동료들과 카드 회사의 독촉 전화다. 이들이 우리를 신체적으로 괴롭힌다면야 싸우거나 도망가면 되지만,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것이므로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싸움이나 도망가기 위해 분비되는 호르몬은 우리의 신체기관을 손상시키고 결국 질병에 취약한 상태로 만든다.
스트레스 정도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홈스와 라헤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에서 겪는 사건들의 스트레스 정도를 조사해 사회 재적응 평정 척도를 만들었다. 기혼자들에게 '결혼식'의 스트레스가 50이라고 했을 때, 다른 생활 사건들의 스트레스는 얼마인지 보고하도록 했다. 결혼보다 두 배의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이면 100점이고, 반 정도의 스트레스라면 25점을 매기는 식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은 스트레스 정도 상위 열 가지 중에서 다섯 가지가 결혼이나 배우자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배우자 이외의 가족의 죽음이 4위 였으며, 직장과 관련된 사건도 두 가지였고, 자신에 관한 것도 두 가지밖에 없었다.
연구 결과는 현대인들에게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과 직장이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려주고 있다.
스트레스 해소법
스트레스를 직접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지구를 떠나는 수밖에 없다. 우리의 삶이 지속되는 한 스트레스가 전혀 없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스트레스를 없애려고 하지 말고,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의 마음과 자세를 바꾸라고 한다. 그 중 드 가지만 소개한다.
첫째, '스트레스가 없으면 행복할 것' 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감각 박탈 실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정신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자극이 있어야 한다. 아무런 자극도, 스트레스도 없는 상황에서 인간은 온전한 정신을 가질 수 없다. 물론 현재의 자극과 스트레스가 커서 문제겠지만 스트레스 자체를 부정하려고 하는 마음은 버려야 한다.
둘째, 자신의 통제감을 어느 정도는 포기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통제하려고 할 때 스트레스를 느낀다. 우선 자신이 통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가능한 것은 최선을 다하되 나머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포기해야 한다.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만약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 등 중요 대회에서 우승할 만한 실력이 있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선수가 우승을 하지 못했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평범한 일반인이 그 대회에 나갔다면 우승을 못했더라도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다. 인정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명확히 알자.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에 욕심을 부린다면 결과도 좋지 않고 당신의 건강도 좋지 않게 된다.
장기간의 스트레스는 정신과 신체 모두에 악영향을 끼친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이상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우리의 마음을 바꿔야 한다. 돈 많은 사람도 없는 사람도, 인기가 많은 사람도 없는 사람도,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못하는 학생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100년 전에 사람들도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고, 100년 후에 사람들도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스트레스는 없애버려야 할 우리의 적이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우리 몸속에 있는 미생물과 같은 것이다. 너무 많아도 문제지만 너무 적어도 문제가 된다.
짜증이 극심하게 반복될 경우, 이것의 만성화가 이어져서 촉발되면, 습관적으로 타인에게 짜증을 내면서, 전혀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짜증은 스트레스 반응들 중의 하나이고, 스트레스에 기인한 좋지 않은 심리상태를 표출하는 것이다. 계속 부정적 심리상태의 표출만을 지속하고 있을 경우, 사고 자체가 짜증에 물들어, 짜증을 내도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거나, 일의 해결이 더뎌진다. 그러므로 유효할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들을 만들어야 한다.
이완, 호흡법, 생각하는 방식 바꾸기, 명상, 운동, 독서 등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