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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계획, 부분강화효과,강화물,보상과 처벌,행동을 오래 지속시키는 전략은 '매번'이 아닌 '가끔'

by 오늘도웃자쏭 2025. 5. 25.

- 어느 대학 건물에 커피 자판기 두 대가 있다. 왼쪽 자판기는 가끔 동전을 먹고 커피가 아닌 오리발을 내밀지만, 오른쪽 자판기는 언제나 착실하게 동전에 상응하는 커피를 제공한다. 당연히 학생들은 오른쪽 자판기를 선호하지만, 그 건물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셀 수 없이 많고 자판기는 딱 두 대밖에 없기 때문에 왼쪽 자판기에도 언제나 긴 줄을 서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두 자판기 모두 고장이 났다. 이 사실을 모르는 학생들은 두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두 자판기는 감감 무소식이었다. 이때 어느 자판기 앞에서 학생들이 쉽게 발걸음을 돌리지 못할까? 가끔 오리발을 내밀었던 왼쪽일까, 아니면 언제나 착실했던 오른쪽일까?

- 미모의 두 아가씨 영숙과 미숙이 있다. 성격이 까칠한 영숙은 남자들의 친절과 선물에 별로 좋아하는 기색을 하지 않는다. 가끔 자신이 기분 내킬 때만 고맙다는 표현을 한다. 반면에 친절하고 착한 미숙은 남자들의 호의에 언제나 고마움을 표현한다. 누가 더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을까? 까칠한 영숙일까, 친절한 미숙일까?

첫 번째 문제의 정답은 왼쪽 자판기이고, 두 번째는 영숙이다. 착실했던 자판기와 친절한 미숙에 대한 도의를 저벼려서는 안 된다며 따지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는 엄연한 사실로 가끔 제공되는 강화물, 즉 부분 강화 효과때문에 발생한다.

 

부분 강화 효과란 어떤 행동에 대해 매번 빠지지 않고 강화물을 제공하는 연속 강화보다는 강화물을 가끔 제공하는 부분 강화가 행동을 지속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연속 강화를 경험했을 경우 강화물이 제공되지 않으면 유기체는 행동을 빨리 중단하고, 부분 강화일 경우에는 행동을 느리게 중단한다. 강화물로 형성되었던 행동이 강화물의 중단으로 사라지는 현상인 소거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부분 강화 효과란 부분 강화일 때 소거가 잘 일어나지 않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토커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연예인들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스토커를 설득하기 위해 한 두번 정도 만난다는 것이다. 스토커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른바 부분 강화를 받은 것이므로, 스토킹하는 행동의 소거가 더 어렵게 된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부분 강화를 줄 것인가? 이에 대해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강화물의 제공 기준과 시점의 변동성에 근거해 강화 계획을 네 종류로 구분한다. 우선 유기체의 행동을 기준으로 강화물을 제공할 수도 있고, 시간을 기준으로 할 수도 있다. 또한 강화물의 제공 시점을 일정하게 정할 수도 있고, 무작위로 할 수도 있다. 

여기에서 심리학자들은 고정 계획보다는 변동 계획의 소거가 더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생각해보면 문자나 이메일 확인, 낚시나 도박은 중동성이 강하다. 더이상 문자나 메일이 오지 않아도,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해도,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해도 사람들은 그것을 멈추지 않는다. 도의를 저버리는 행동이 비단 자판기와 연애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강화란 행동의 빈도가 증가하는 현상이며, 강화물이란 행동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자극을 말한다. 조작적 조건형성의 실험적 모델을 제시한 손다이크는 효과의 법칙을 제안했다. 하지만 행동주의의 거장 스키너는 손다이크의 설명이 마음에 대한 추측일뿐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고 비판하면서 강화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이는 행동의 결과가 행동의 빈도를 증가시킨다는 의미로, 자극과 행동의 패러다임을 주장하는 행동주의의 정확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스키너의 통찰력이 놀랍기만 하다.

 

강화물은 때로 보상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는 행동주의 입장에서 보면 옳은 표현이라고 할 수 없다. 보상이라는 단어에는 유기체가 그것을 좋아한다거나 그 자체로 긍정적이라는 의미가 있어서 행동과 무관하게 정의된다. 그렇지만 강화물은 그 자체의 속성과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행동을 증가시켜야만 한다. 만약 제아무리 좋고 바람직한 것이더라도 행동의 빈도가 증가하지 않았다면 강화물이 될 수 없다. 강화가 행동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것이라면 처벌은 행동의 빈도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처벌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에게는 보상의 반대말처럼 들릴 것이다. 처벌이란 나쁘고 부정적인 것이기 때문에 유기체가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 역시 유기체의 마음을 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행동주의자들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유기체가 좋고 싫음을 느끼는 것에 관계없이 행동의 빈도를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이 처벌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고 나쁨에 따라, 긍정과 부정에 따라서  보상과 처벌을 구분한다. 하지만 행동주의자들은 이런 접근에 반대한다. 도대체 좋고 나쁘다는 기준이 무엇인가? 좋고 나쁘다에 객관적이고 명확한,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이 존재하긴 하는가? 예를들어 간지럼을 태우는 일은 보상인가 처벌인가? 과제나 공부는? 체력단련은?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다.

 

이처럼 보상과 처벌은 기준이 모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자녀나 학생의 행동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부모와 교사의 노력은 종종 허사로 돌아간다. 이와 반대인 현상도 있는데 부모나 교사의 관심표현은 아동들에게 강화로 작용하기 쉽지만, 청소년들에게는 처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누군가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대해 스키너는 부모와 교사들에게 이렇게 충고할 것이다. 부모와 교사의 입장에서 보상과 처벌을 결정하지 말고, 아이의 행동을 잘 살펴서 강화와 처벌을 결정하라는 말이다. 또한 보상보다는 강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라고 한다.

행동주의의 창시자 왓슨을 비롯해 스키너도 행동주의의 원리를 자녀교육에 응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그들의 생각은 현재까지 널리 퍼져서 수많은 자녀교육서에 등장한다. 이처럼 행동주의의 원리를 사용한 응용분야를 행동수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