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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융의 분석심리학,개인무의식과 집단무의식

by 오늘도웃자쏭 2025. 5. 16.

칼융 (1875-1961)

칼 융은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이며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이다. 융은 바젤대학교에서 의학을 공부한 후 취리히대학교에서 「신비현상의 심리학과 병리학에 관하여 」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그는 취리히 국립 폴리테크닉대학교에서 심리학 교수 그리고 바젤대학교에서 의료심리학 교수로 재직했다. 스위스 퀴스나흐트에서 정신분석 클리닉을 운영했으며 세계정신분석협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의 주요 저서로는 『심리 유형 』,『무의식의 심리학』, 『심리학과 연금술』,『욥에의 응답』등이 있다.

정신분석학의 위대한 선구자 중 한 명인 칼 융은 정신분석학의 태생기에 절친한 동료이자 암묵적인 후계자로서 프로이트와 각별한 관계에 있었다. 하지만 이론가로서 프로이트와 융은 상반된 특성을 갖고 있었다. 프로이트가 현실적인 전투 지휘관 스타일이라면 융은 이상적인 로맨티스트였다. 결국 그 둘은 얼마 가지 않아 결별했다. 프로이트와 융의 결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꿈의 해석을 둘러싼 입장 차이였다. 꿈에 관한 융의 관점은 몇 가지 점에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적 관점과 구분된다.

첫째, 꿈 작업에서의 초점이다. 프로이트는 꿈을 분석할 때 꿈의 배경이 되는 무의식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 위해 프로이트는 꿈에서 핵심적인 내용만을 추출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융은 꿈의 배경적 사건이 아니라, 꿈의 내용 그 자체가 표현하고자 하는 심리적인 의미를 규명하고자 시도했다. 따라서 융은 꿈을 분석할 때 꿈의 갖가지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둘째, 성적인 문제에 대한 해석적 차이다. 프로이트는 꿈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성적인 의미를 규명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하지만 융은 꿈에서 한 개인 삶에서의 전인적 심리 과정을 분석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두었다. 예를 들면 어떤 남성이 열쇠 구멍에 열쇠를 꽂거나 무거운 몽둥이를 휘드르거나 철퇴로 문을 부수는 꿈을 꾸었다고 하자. 프로이트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들은 모두 성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융은 그러한 꿈을 꾼 사람의 무의식이 특정한 이미지를 선택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믿었다. 왜 몽둥이 대신 열쇠가 그리고 왜 철퇴 대신 몽둥이가 선택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융은 우리가 이러한 분석을 진행할 때 사람들에게서 유사한 의미를 갖는 성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심리적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셋째, 꿈과 무의식의 두 가지 층 사이의 관계이다. 프로이트는 주로 꿈의 내용이 개인적인 무의식과 관계가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융은 무의식이 개인무의식과 집단무의식의 두 가지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았다. 개인무의식은 개인이 살아오는 과정에서 억압한 모든 성향과 감정으로, 프로이트의 무의식 개념과 유사하다. 반면에 집단무의식은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유전돼온, 개인 안에 잠재되어 있는 기억들이 저장된 곳이다. 집단무의식은 직접적으로 의식화되지는 않지만 인류 역사의 산물인 신화, 민속, 예술 등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주제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융은 꿈에서 개인적인 무의식보다는 집단적 무의식으로서의 신화적 상징의 의미를 읽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 아래 융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는 다른, 무의식을 분석하는 기법으로 분석심리학을 창안했다.

융은 분석심리학적인 접근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는 또 다른 방법으로 인생의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해줄 수 있다고 믿었다. 그에 따르면, 우리가 세계를 잘못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러한 경우에 융은 우리가 관점을 바꾸어 또 다른 방향에서 조망함으로써, 즉 외면이 아니라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봄으로써 올바른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이때 인간의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장 핵심적인 열쇠는 바로 상징이다. 이런 점에서 분석심리학은 인간 행동의 상징적 의미를 읽어내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융에 따르면 의식의 가장 바깥층에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해당되는 '나'가 자리 잡고 있다. 이때 의식화된 내용으로서 '나'는 '페르소나'로 둘러싸여 있다. 페르소나는 가면이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이며, 환경의 요구와 조화를 이루려면 결과로 형성된 것이다. 즉 페르소나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겉으로 내보이는 자신의 모습으로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선 다양한 역할에 걸맞는 페르소나가 필요하다.

페르소나 이면에는 개인적인 무의식의 주요 내용으로서 그림자가 자리 잡고 있다. 그림자는 우리 자신의 용납하기 어려운 특징과 감정들로 구성되어 있다. 융에 따르면, 한마디로 그림자는 "우리의 신경을 건드리는 것들이다". 대게는 페르소나가 긍정적이고 그림자는 부정적이지만 개인에 따라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그림자는 일종의 열등한 인격 같은 것이다. 비유하자면 마치 어두운 창고에 내버려진 곡식 같은 것으로 오래둘 경우 곰팡이가 슬게된다. 다시 말해서 그림자는 의식화될 기회를 잃었기 때문에 미분화된 채로 남아 있는 원시적인 심리적 경향 및 심리적 특징들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림자를 처음 의식할 때는 미숙하고 열등하며 부도덕하다는 인상을 갖기 때문에 좀처럼 자신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기를 꺼리게 된다.

융에 따르면, 그림자를 상실하는 것은 인간 존재의 구체적인 현실을 잃는 동시에 삶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 전체성이 파괴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융은 "그림자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림자와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개인무의식을 거쳐 한층 더 깊이 들어가게 되면 집단무의식과 조우하게 된다. 집단무의식은 개인적인 체험과는 무관한 일종의 종 특성의 하나로, 인류가 역사적으로 물려받은 정신적인 구성체를 말한다. 

집단무의식은 주로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형은 특정한 대상이나 경험에 대한 상징적 표상으로서 보편적인 의미와 정서를 지니고 있다. 어머니 같은 대지, 늙은 현자, 영웅 등이 그런 원형의 이미지들이다. 

개인무의식과 집단무의식에는 공통적으로 콤플렉스가 자리 잡고 있다. 융의 이론에서 콤플렉스는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열등감이 아니라 관념의 복합을 의미한다. 융은 자아 구조의 핵심부에 셀프가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셀프는 전체로서의 조화와 통합을 위해 노력하는 원형으로서 성격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셀프의 중심성, 전체성, 의미에 대한 무의식적 갈망이 충족되어 자기실현이 이루어졌을 때 나타나게 되는 상징이 바로 원만한 인격을 표상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