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아들러(1870-1937)는 오스트리아의 정신과의사로 개인심리학의 창시자이며 인본주의 심리학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아들러는 어린 시절부터 몸이 약했고, 6형제 중 둘째로 태어나 형의 그늘 아래서 성장했는데 이러한 어린시절의 경험이 훗날 그의 이론에 중요한 영향을 주었다. 아들러는 빈 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1906년에는 프로이트와 인연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성적 본능을 둘러싼 입장 차이 때문에 아들러는 프로이트와 결별한 후 독자적인 길을 모색하였다. 그는 프로이트 및 융과는 달리 인간을 하나의 전체적인 존재로 보았으며 특히 사회적인 생활방식이 인격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봤다. 주요 저서로는 『개인심리학의 이론과 실제 』,『삶의 과학 』, 『의미있는 인생 』등이 있다.
아들러 역시 정신분석학의 태생기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운동에 동참했지만 이론가로서 그는 프로이트나 융과는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철저한 실용주의적 합리주의자였다. 결국 아들러는 프로이트 및 융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
아들러에 따르면, 개인은 나누는 것이 불가능한 존재이다. 그렇지만 프로이트는 개인을 원초아, 자아, 초자아로 나누었으며 융 역시 페르소나, 그림자, 아니마, 아니무스, 셀프 등으로 나누었다. 이들의 이런 관점과 대비되는 길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아들러는 개인심리학을 확립했다. 개인심리학에서는 개인 내적인 분석보다는 개인과 또 다른 개인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다시 말해, 개인의 사회적 관심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다. 아들러 역시 자유연상과 꿈 분석의 중요성을 인정했지만, 꿈을 무의식적 소망의 충족이라고 본 프로이트와는 달리 꿈은 단지 개인이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준다고 믿었다.
아들러는 성격발달에서 성적인 관심보다는 사회적 관심, 즉 사회적인 문제 상황에 대처하는 개인의 반응 양식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성격형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출생순위, 형제자매 간 경쟁의 영향, 그리고 사회적 문제 상황에서 경험하는 열등감의 개념을 특히 강조했다.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서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삶의 목표를 탐색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아들러는 초기 기억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때 유념할 것은 그러한 초기 기억이 반드시 사실에 근거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아들러는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인식틀을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생각의 틀을 가지고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아들러는 개인의 지각, 생각, 감정, 가치관, 믿음 등 모든 측면들이 사실상 주관적 현실을 구성한다고 보았다. 이렇듯 아들러의 관점은 현상학적인 특징을 갖는다.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의 주요 개념으로는 열등감, 우월감의 추구, 생활양식, 인생과제 등을 들 수 있다.
아들러는 인간이 누구나 열등감을 경험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보상적 노력이 행동의 주요한 동인이 된다고 보았다. 또 그는 삶의 문제들에 도전하고 자기완성, 자기실현을 향해 나아가는 동기인 '우월성에 대한 추구'도 행동의 동인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아들러는 유전적인 결함으로 인해 곱추로 태어났으며 유년 시절에는 질병으로 거의 죽을 뻔한 적이 많았다. 아들러는 취약한 자신의 신체 조건에 대해 콤플렉스(열등감)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콤플렉스는 아들러의 삶을 망가뜨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삶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돼주었다. 그는 자신의 병약한 신체 조건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의사가 된 것이다.
아들러는 개인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그가 어떤 생활양식을 갖고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아들러에 따르면, 생활양식은 4~5세 사이에 형성되며 인생관, 자기관, 인간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활양식은 열등감을 극복하고자 하는 개인의 선택으로 형성된다. 사회적 관심, 활동수준, 추구하는 우월성, 보상받고자 하는 열등감이 생활양식의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아들러는 인생과제로 사회적인 관심, 일과 여가활동, 그리고 사랑을 뽑았다. 사회적 관심은 개인이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공동체 내에서 소속감을 가지고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에 따르면 늦어도 청소년기까지는 평생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결정해야 사회적인 효율성, 즉 일을 통한 사회적 기여가 증대될 수 있다. 또 그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모두 사랑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성애뿐만 아니라 가족애도 사랑에 포함된다고 보았다.
아들러는 출생순위에 따른 전형적인 성격 차이에 주목한 최초의 심리학자이기도 하다. 아들러는 한 가족 안의 아이들이 같은 부모 아래서 자란다고 해서 모두 동일한 가족환경에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각 아이들의 심리사회적 환경은 출생순위에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 출생순위와 가족 내 위치는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아동기에 타인과 관계를 맺는 자신만의 독특한 생활양식을 습득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아들러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는 과정에서 가족역동, 특히 형제관계를 중요하게 다루었다. 아동기에 형제자매 간 경쟁의 결과로 생긴 특정한 생활양식이 삶 전반에 걸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부적응 문제의 실마리를 푸는 중요한 열쇠라는 것이다.